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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도난 노트북 '맥 주소' 추적해 찾는다

aazoo 2012. 4. 5. 20:43

 

 

분실·도난 노트북 '맥 주소' 추적해 찾는다

경찰 잇단 기획수사 큰 성과

박철현기자 karam@hk.co.kr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관이 노트북컴퓨터의 맥 주소를 확인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경찰입니다. 노트북 잃어버리셨죠?"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박모(32)씨는 지난해 10월 귀가길 택시에 노트북 컴퓨터가 든 가방을 두고 내린 후 마음고생이 심했다. 가방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노트북은 물론 업무자료까지 담겨 있었다. 박씨가 알고 있던 건 노트북의 일련번호뿐. 경찰과 제조사에 분실 신고를 하고 곳곳의 분실물 센터에 문의했지만 "습득자가 신고하지 않는 한 제품 일련번호만 갖고는 찾기 힘들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런데 포기하고 잊을 즈음 박씨는 부산의 한 경찰서로부터 "노트북을 찾았다"는 전화를 받고 놀랐다. 어떻게 찾았느냐는 박씨의 물음에 경찰은 "맥 주소(Mac address)를 추적했다"고 알려줬다.

3년 전 지하철 3호선 열차 안에 노트북 가방을 두고 내렸던 권모(28)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권씨는 학교 전산망 접속기록을 통해 잃어버린 노트북의 맥 주소를 파악해 서울 은평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분실된 노트북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사실상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초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담당 경찰관은 권씨에게 "분실 또는 도난된 노트북을 찾는 '맥 추적' 기획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여 노트북을 회수했으니 찾으러 오라"는 것이었다.

노트북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분실ㆍ도난 사고를 당하는 피해자도 부지기수. 하지만 고가의 노트북은 현금화가 용이해 좀처럼 되찾기가 힘들다. 한 중고물품 거래 카페 게시판에는 노트북을 사고 판다는 글만 하루 평균 10만개에 이를 정도다.

최근 이 같은 분실ㆍ도난 노트북을 찾는 경찰의 수사기법이 진화하면서 피해자들은 걱정을 좀 덜게 됐다. 과거에는 중고품 거래 상점이나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 올라온 물품을 통해 장물 거래 여부를 파악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맥 수사 기법으로 경찰은 랜카드에 부여된 고유 주소인 맥 주소를 파악해 분실ㆍ도난 노트북의 위치는 물론 인터넷 접속 기록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제품의 일련번호만 알고 있는 경우에도 제조사에 등록된 맥 주소가 남아 있기 때문에 경찰은 이를 확인받아 법원에 통신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허가서)을 신청한 후 무선인터넷 사업자나 게임사, 은행 등을 통해 해당 맥 주소를 추적한다.

분실ㆍ도난 노트북만 전담해 기획수사를 벌이는 경찰서도 여러 곳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18일 "분실ㆍ도난 노트북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에서 하나하나 추적하기에는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기획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 강력팀 등에서 일괄적으로 찾아내 실적을 쌓는다"고 말했다.

맥 수사는 노트북 절도범을 붙잡는 데도 활용된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건국대 도서관에서만 6대의 노트북을 훔쳐 팔아온 20대 A씨를 맥 수사를 통해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도난 당한 노트북으로 인터넷 접속만 하면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난된 노트북을 찾더라도 절도범을 추적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장물업자들이 중고 사이트 등에서 속칭 대포폰을 이용해 물건을 판매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맥 주소를 임의로 변경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해외로 반출한 경우에도 추적이 안 된다.

경찰은 "중고 거래되는 노트북의 경우 장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노트북 분실ㆍ도난을 대비해 제품 일련번호는 물론 맥 주소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맥 주소(Mac address)


랜카드 등에 고유의 숫자로 부여

구내 정보통신망(LANㆍ랜)의 매체 접근 제어 부분층(media access control sublayerㆍMACS)에서 사용하는 국(局) 또는 접속구를 나타내는 주소로, 물리적 주소(physical address)라고도 한다. 랜카드 등에 고유의 숫자로 부여돼 있다. 맥 주소를 확인하려면 윈도우 화면에서 '시작' 버튼을 누른 후 '실행'을 클릭한다. 입력 창에 'CMD'를 적고 엔터 키를 누르면 검은색 창에 흰색 커서가 깜빡인다. 'IPCONFIG/ALL'을 입력하고 엔터를 누른다. 이 때 나타나는 'physical address' 번호를 확인한다. 무선랜과 유선랜이 함께 있는 경우 맥 주소는 2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