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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의 ‘암호’ 알고 쓰시나요?

aazoo 2010. 7. 11. 18:21

 

 

[헬스&뷰티]화장품의 ‘암호’ 알고 쓰시나요?
 
성분-용량만 따지지말고 제조일자-사용기한을 바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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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후 언제까지 다 쓰는 게 좋을까

《지난해 여름에 썼던 자외선차단제가 반 이상 남아있다. 얼마를 주고 산 건데…. 고가라는 이유 하나로 올해 다시 쓰려 한다면 현명한 소비자가 아니다. 화장품의 효능을 성분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제조일자와 사용기한이다. 최상숙 식품의약품안전청 화장품심사과장의 도움말로 화장품을 지혜롭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 화장품 밑면 반드시 살펴야

국내 화장품법은 설명서나 화장품 밑면에 성분과 용량, 제조일자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일부 샘플용 화장품을 제외하고 모든 화장품은 밑면에 연/월/일 순으로 제조일자가 표기돼 있다. 밑면에 ‘20080713제조’ ‘2010/04/08’ 같은 표시가 있다면, 각각 2008년 7월 13일, 2010년 4월 8일 제조됐다는 뜻이다.

 

‘MFG’ ‘MFD’ ‘M’이라는 영어약자가 날짜 앞에 붙어있을 수 있다. ‘MFG(Manufacturing)’, ‘MFD(Manufactured)’라는 말의 약자다. ‘MFG080804’라고 표기된 제품은 2008년 8월 4일 제조됐다고 보면 된다. ‘PROD’는 ‘Product of Date’이므로 그 뒤에 나오는 숫자가 제조일이다.

이처럼 제조일자는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사용기한까지 표시된 화장품은 많지 않다. 국내 화장품법이 이를 강제 규정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식약청이 인정한 기능성 성분인 레티놀, 비타민 A·C·E, 인돌아세틱애시드(ICA)를 포함한 제품은 사용기한을 함께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레티놀 성분이 일정량 이상 들어있어 기능성을 인정받은 아이크림의 밑면을 보자. ‘091110’이란 숫자가 적혀 있고, 바로 아래 ‘111110’이 추가돼 있다면 제조일자가 2009년 11월 10일이고 사용기한이 2011년 11월 10일까지란 뜻이 된다.

 

 

 

■ 수입화장품 ‘암호’ 해독하기

수입화장품의 제조일자 표시는 국내 화장품에 비해 다소 복잡하다. 브랜드에 따라 표기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M0703520’라는 표기가 있을 경우, 07은 2007년을 뜻한다. 035는 2007년의 35번째 날, 즉 2월 4일 제조된 것을 뜻한다. 맨 마지막의 20은 생산 라인을 나타낸다. 사용기한 표기는 보통 EXP(Expiry Date의 약자)나 BE(Best Before의 약자)라는 알파벳과 함께 쓴다. 외국에서는 날짜를 일/월/연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EXP 04/11’이면 2011년 4월까지가 사용기한이고, ‘EXP 04072011’이라면 2011년 4월 7일까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제조번호도 많다. 눈화장에 쓰는 색조화장품의 경우 A88, B43 등 연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코스메틱 위저드’(http://cosmeticswizard.net/)라는 홈페이지에서는 샤넬, 클라란스, 크리니크, 크리스티앙 디오르, 바디샵, 랑콤 등 해외 유명브랜드명과 용기에 표시된 제품번호만 입력하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상품명 크리니크를 선택한 뒤 제조번호란에 A48이라고 치면, ‘2008년 4월 제조’라고 나온다.

국가별로도 표기법이 다르다. 유럽이 가장 적극적이다. 최소보존일을 표시하되, 최소보존일이 30개월 이내인 제품은 표시하고, 30개월을 초과하는 제품은 개봉 후 사용기간을 표시하도록 규정했다. 최소보존일이란 화장품이 적절한 보관 상태에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처음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프랑스 화장품 제품에 ‘M12’라고 써 있으면 개봉 후 12개월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M24’이면 개봉 후 24개월 안에 쓰는 것이 좋다.

일본은 비타민 C(유도체 포함) 및 효소함유 화장품에 유효기간을 표시토록 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연월일 및 사용기한에 관한 특별한 의무규정이 없다.


유럽국가들이 만든 화장품에는 ‘최적보존일’이 케이스에 적혀 있다.

예를 들어, ‘9M’의 경우 개봉 후 9개월 안에 쓰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일단 뚜껑 따면 빠르게 변질될수도… 하나의 제품 단시간내에 쓰도록

■ 뚜껑 따면 빠른 시간 안에 쓰기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다 해도 화장품의 뚜껑을 일단 열면 그 기한은 더 짧아질 수 있다. 화장품 성분이 공기와 접하면서 산화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개봉한 화장품은 대체로 6개월 이내에 모두 쓰는 게 좋다. 가격이 싸다고 대용량 용기에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소용량으로 포장한 스킨, 로션을 쓰는 것이 좋다.

화장품에 따라 사용기한은 약간씩 다르다. 이 경우 제조일자도 감안해야 한다. 스킨 제품은 3년 이내에 만들어진 제품을 써야 하며 개봉한 후 1년 이내에 모두 소비하는 게 좋다. 로션, 에센스, 크림은 개봉 전 2년, 개봉 후 1년 이내에 다 써야 한다.

기초제품보다는 색조제품의 유통기한이 길다. 메이크업 리무버는 개봉하지 않았을 때는 3년까지 보관할 수 있지만 개봉 후에는 1년 이내에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냄새가 나거나 침전물이 생기며 색이 변한다. 이런 화장품은 쓰지 말아야 한다.

기능성 화장품, 고농축 제품, 그리고 천연성분 제품일수록 유통기한이 짧다. 자외선차단제는 지난해 썼던 제품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차단제는 만들어진 뒤 1년 이상 지난 제품은 쓰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화장품을 사용할 때에는 깨끗하게 씻어 말린 손으로 사용하고 깨끗한 화장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변질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화장품 내용물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마스카라, 리퀴드아이라이너, 네일에나멜 등은 공기가 많이 유입되지 않도록 사용한 뒤 뚜껑을 반드시 닫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