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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인증시험 ‘토종’ 이 뜬다/영어시험 변천사,종류

aazoo 2007. 4. 11. 20:26

 

 

 

 

미국교육평가원(ETS)의 토플(TOEFL)을 대신한 국산 영어 인증시험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각 대학과 고교, 기업체 등이 잇따라 텝스(TEPS) 등 토종 영어시험 성적을 평가 항목으로 채택하고, 응시자 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반면 30여년간 영어시험의 ‘지존’ 자리를 지켜온 토플은 시험 방식이 까다롭게 바뀌면서 국내 시장에서 차츰 외면받고 있다.

◇텝스 뜨고 토플 지고=고려대는 2008학년도 입시 전형부터 텝스를 외국어 우수자 전형 반영 요소로 채택했다. 텝스를 개발한 서울대를 비롯,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60여개 대학도 텝스를 대입 지원 기준에 포함시키는 추세다. 텝스가 대입 영어인증 시험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을 비롯, 기업체와 정부기관들도 텝스를 잇따라 입사지원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텝스 응시자도 계속 늘어 올 1월 2만6912명, 2월 2만9491명, 3월 3만2212명, 4월 3만9280명이었다. 올해 응시자는 40여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엔 29만여명이었다.

토플은 상대적으로 열세다. 대학들과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에서 잇따라 국내 영어인증시험을 평가 항목으로 도입하면서 국내 어학시장에서 토플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강남의 토플 전문학원 H학원은 텝스 등 토종시험에 대한 상담 문의가 밀려들어 이들 시험에 대한 강좌 개설을 준비 중이다.

◇그 원인과 전망=이런 현상은 ‘토플대란’의 결과다. 토플 시험 방식이 지난해 9월 IBT(Internet Based TOEFL)로 바뀌었다. IBT는 컴퓨터로 미리 시험문제를 내려받아 푸는 기존의 CBT(Computer Based TOEFL)와 달리 세계적으로 동시에 미국 서버에 접속, 시험을 봐야 한다. 따라서 한 해 평균 8만여명이던 응시자가 올해 2만∼3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응시 절차도 문제다. 지난 2일 한미교육위원단에서 IBT 시험 등록 업무가 톰슨 프로메트릭 콜센터로 이관됐으나 해당 센터는 홈페이지 운영은커녕 안내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톰슨 프로메트릭 관계자는 “토플이 오픈되는 날짜나 응시할 수 있는 인원, 장소는 미국 ETS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응시료도 토플이 회당 140달러(약 14만원)선인 반면 텝스 등 토종시험은 2만∼3만원선으로 훨씬 저렴하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에서 치르는 시험은 국산 영어시험들이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텝스를 비롯해 한국외국어대의 플렉스(FLEX), 한국교육방송(EBS)의 토셀(TOSEL), 한국외국어평가원의 펠트(PELT) 등 각종 시험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펠트와 토셀도 지난해 각각 27만여명과 10만여명이 응시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려대 송인식 입학팀장은 “토플 시험을 치르러 미국에 원정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험보기가 힘들다는데 굳이 토플을 고집해 외화를 낭비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텝스 등 국내 시험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3월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토플·토익을 대체할 국가공인 영어시험을 만드는 내용의 ‘영어교육진흥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