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광마우스 '빨간색' 빛의 비밀

aazoo 2007. 4. 2. 10:54

광마우스 '빨간색' 빛의 비밀

 

[쇼핑저널 버즈]  PC를 사용하다보면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항상 손에 들려 있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마우스다.
 
지난 1960년대 미국의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처음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마우스는 나무로 만든 케이스에다가 톱니바퀴로 가로, 세로 좌표를 인식했던 최신 입력장치였다. 시간은 흘러 볼마우스를 지나 광마우스를 사용하게 됐지만 마우스는 PC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입력장치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다.
 
엥겔바트가 1960년대에 발명한 최초의 마우스
 
요즘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광마우스를 구입한다. 제품 종류도 예전에 비해 매우 다양해져 휠은 기본이고 노트북용, 게이머용, 무선 광마우스에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마우스도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그 만큼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기가 쉬워졌다는 뜻. 그런데 어떤 광마우스를 사용하더라도 발견되는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마우스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한 발광 다이오드(LED)에서 나오는 빛이 모두 빨간색이라는 점이다. 왜 광마우스는 빨간색 빛을 사용하는 것일까?
 

광마우스의 비밀을 밝히려면 우선 광마우스의 원리와 빛의 성질부터 이해해야 한다. 광마우스는 말 그대로 빛을 이용해 마우스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광마우스의 발광 다이오드에서 빛을 발사하면 이 빛은 바닥에 닿게 되며 바닥에서 반사된 빛은 다시 광마우스의 광센서로 들어오게 된다. 광센서에는 일정한 좌표가 미리 입력되어 있어 광마우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PC로 보내주게 된다. 이것이 바로 광마우스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다.

 

광마우스의 발광 다이오드가 내뿜는 빛은 가시광선(可視光線)이다. 가시광선이란 쉽게 말해 사람이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을 말하며 내부에 파장을 가지고 있어 이 파장의 길이에 따라 빨간색부터 보라색까지의 색을 만들어낸다. 빨간색의 경우 파장의 길이가 700∼610㎚이며 주황색은 610∼590㎚, 590∼570㎚는 노란색, 570∼500㎚는 초록색, 500∼450㎚는 파란색, 450∼400㎚는 보라색으로 보인다. 비가 오고 나면 쉽게 볼 수 있는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이 바로 가시광선에 들어 있는 파장이 공기중의 물방울에 굴절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마우스에서 사용하는 빨간색 빛도 파장이 길다는 이야기인데 파장이 길면 어떤 점이 좋을까? 우선 회절 현상이 많이 발생해 구석구석까지 파장을 보낼 수 있다. 손쉬운 예로 강원도처럼 산이 많은 지역에서 AM 방송이 FM 방송보다 수신이 더 잘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AM 주파수가 FM 주파수에 비해 파장이 길어 더 넓은 곳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무지개가 일곱 가지 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가시광선의 파장 길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광마우스의 원리를 곱씹어보자. 발광 다이오드에서 내보낸 빛이 바닥으로 닿게 되고 다시 광센서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급적이면 반사가 잘 이뤄져서 광센서에 더 많은 빛이 들어와야 보다 정확하게 마우스의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빨간색 빛을 사용하는 이유는 광마우스의 성능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재미있는 사실은 가시광선의 빨간색보다 파장이 길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 되는데 이 적외선의 회절 현상은 가시광선의 빨간색보다 더 높다.

 

이 적외선을 이용한 것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용하는 리모컨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굳이 리모컨을 정면에서 사용하지 않아도 심지어 가전제품 반대 방향에서 사용해도 잘 작동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회절 현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마우스의 발광 다이오드가 빨간색인 이유는 회절 현상 외에도 제작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일부 광마우스의 경우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는데 이런 경우 회절 현상이 빨간색에 비해 조금 떨어져 해상도가 낮아지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다. 물론 높은 해상도를 필요로 하는 게이머용 마우스는 빨간색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해야 한다.

 

사실 공기처럼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PC 부품이 마우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우스는 윈도나 맥OS와 같은 그래픽을 사용하는 운영체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품이다. 그리고 광마우스에는 우리 생각보다 더 많은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이런 기특한(?) 광마우스를 오늘 저녁 한번쯤 청소해 주는 것은 어떨까? 참고로 마우스에 세균이 가장 많이 번식한다고 하니 자신의 건강 관리를 겸해서 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ebuzz.co.kr)

'IT 제품의 모든것'
-Copyright ⓒ ebuzz.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