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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논술+면접+스펙쌓기… 수험생·학부모는 '비명'

aazoo 2011. 11. 17. 16:59

 

수능+논술+면접+스펙쌓기… 수험생·학부모는 '비명'

 

조선닷컴    http://www.chosun.com

 

 

 

[과거의 학력고사·본고사·면접·내신까지 올인하는 셈]

 

입시생은 초죽음 - 수능 끝나자 논술·면접 대비

무엇 하나 소홀히 못하게 복잡… 수퍼 수험생 돼야하는 입시

사교육은 신바람 - 설명회·컨설팅은 북적북적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논술시험을 본 고3 김모(18·서울 노원구)양은 곧장 집 근처 논술학원으로 갔다. 다음 주말에 치르는 한양대와 고려대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전날에는 중앙대와 서강대에서 논술시험을 쳤다.

김양은 올해 수능 공부 이외에 논술·내신 대비에도 매달려야 했다.

수시 모집에서 8개 대학에 지원한 김양은 올 초부터 주말마다 논술학원에 다녔다. 김양은 "수시 논술시험은 수능 전이나 직후에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했다"며 "일부 학교는 '수리논술'을 내기도 해 따로 수학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주중에는 내신 성적과 수능 준비를 위해 학원에 다니고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수시·정시 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기 때문에 중간·기말고사 기간에는 3~4주를 내신 쌓기에만 매달렸다. 여름방학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를 써야 했다. 지난달 수능을 30여일 앞두고는 몇몇 대학의 수시 논술시험까지 쳤다.

수능을 치고 나서는 더 바빠졌다. 주말마다 각 대학의 논술시험 일정이 잡혀 있다. 당장 14일부터는 학교 기말고사도 봐야 한다. 대부분 학교는 올해 고3 학생은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반영하지만, 만약 내년에 재수하게 되면 고교 3년 전체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기말고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의 대학 입시제도는 학력고사(1982~1993년)나 본고사(1954~1980년)만 잘 보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학업 성적 말고도 수능, 논술, 면접, 스펙 쌓기까지 모두 잘해야 하는 '수퍼 수험생'이 돼야 한다.

과거의 학력고사(수능)에 본고사(논술 등)도 치르고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해 각종 스펙 쌓기를 하는 3중고(重苦)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게 만드는 복잡한 입시제도로 변한 것이다.

정시 모집이 전체 대입 전형의 70%를 차지하던 시절에는 '수시가 선택'이었고,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능에만 '올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시 모집 인원이 절반을 넘어선 2007학년도부터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수시가 대세'인 구조에서는 크게 ▲수능 ▲논술 ▲내신이라는 세 가지 분야에서 뒤떨어지지 않아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쉬운 수능'이라고 해서 수능을 만만히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문과 상위권에서 수능 점수의 변별력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칫 한두 문제에서 실수하면 대입 전략에 치명적인 오점이 되기 때문이다. 학부모 양모(44·서울 광진구)씨는 "한 번 실수한다고 등급이 주르륵 내려가는 상황은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복잡한 입시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만 해도 대입 전형 수는 정시와 수시 합쳐서 3700개에 이른다. 220개 4년제 대학이 학교당 평균 18개의 전형을 치르는 셈이다. 수시를 지원했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 전형(내신·논술·면접·스펙 쌓기 등) 외에 수능시험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수험생 조모(19)군은 "수능시험이 끝나고 당장 수시를 봐야 할지 정시를 봐야 할지 대단히 헷갈리는 상황"이라며 "학교 선생님도 제대로 지도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교육업체의 입시설명회와 컨설팅은 호황을 맞고 있다. 13일 서울에서 열린 D학원의 입시설명회에선 좌석 2200석이 행사 1시간 전부터 만원을 이뤘고 학부모 300명은 로비에서 모니터를 통해 설명을 들어야 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