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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생존 경쟁 ‘전문 변호사’가 대세

aazoo 2011. 11. 16. 19:16

[Weekend inside] 변호사들 스포츠·종교·IT까지 공부하는 까닭은?

                                   그들만의 생존 경쟁 ‘전문 변호사’가 대세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 

 

 

 

행정 사건 소송을 주로 담당하던 김용섭 변호사는 2000년대 초반 우연한 기회에 스포츠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선수 계약 문제, 경기 중 사고, 도핑 등 스포츠 관련 사건을 수임하게 됐고 스포츠법과 관련된 책과 논문도 다수 썼다. 김 변호사는 행정과 스포츠 분야 전문 변호사로 등록했고, 2005년에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그는 행정법, 스포츠법, 엔터테인먼트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내년 로스쿨 졸업생 등 2000명 쏟아져

 

변호사 1만명 시대를 맞아 ‘전문 변호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는 2012년 로스쿨 졸업생이 쏟아지면 해마다 변호사가 2000명씩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사건 수임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문성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변호사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소송 의뢰인에게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사건 수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16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도입된 전문 변호사 등록이 현재 870여건에 이른다. 정확한 명칭은 ‘변호사 전문 분야 등록 제도’로, 변호사 1명당 2개 분야까지 등록할 수 있다. 신청 가능한 전문 분야는 49종류다. 부동산과 건설이 1, 2위로 가장 많고, 재산 분할과 이혼을 담당하는 가사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5위인 형사 분야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다. 형사 사건의 경우 구속 등 개인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소송 기간도 짧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송이 증가하는 의료, 행정, 금융, 도산이 다음 순위를 이었다. 스포츠, 종교, 엔터테인먼트, 산재, 채권추심, 등기, 정보기술(IT) 등 다소 독특한 분야에 등록한 변호사도 있다.

 

●“의료계처럼 등록 심사 강화해야”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달에 한번 열리는 대한변협 변호사 전문 분야 등록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학위, 강의 실적, 경력, 사건 취급 경력, 논문 등을 심사한다. 대한변협의 인정을 받은 변호사는 자신의 명함이나 간판에 ‘○○ 전문 변호사’라고 알릴 수 있다. 이태섭 대한변협 법제이사는 “의뢰인이 변호사를 선택하는 게 용이해지고,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었던 변호사들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홍보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변호사업계의 80만원 세대’로 꼽히는 청년 변호사들의 관심이 높다.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를 구할 때도 전문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독일이나 미국 대부분 주에서는 전문 변호사 제도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면서 “로펌도 전문성을 강화하는 만큼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 분야 등록 심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변호사는 “의료계의 전문의 제도처럼 더 엄격하게 심사해 등록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들도 인정하고 전문 변호사를 더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