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857ℓ > 870ℓ… 냉장고 용량 진실은

aazoo 2012. 8. 27. 18:51

 

 

 

857ℓ > 870ℓ… 냉장고 용량 진실은

 

 

매일경제 http://www.mk.co.kr

 

 

 

 

 

 

 

3D TV 화질 논란에 이어 삼성전자ㆍLG전자 간 대형 냉장고 용량 논쟁이 본격 점화됐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대형 냉장고 용량을 과대 표기해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1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최근 올렸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4일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타이틀로 900ℓ '지펠 T9000'을 선보이자 LG전자가 보름 만에 910ℓ 디오스 냉장고로 응수하는 등 최대 용량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유튜브 동영상에 따르면 삼성은 자사 857ℓ 지펠 양문형 냉장고(그랑데스타일 8600)와 LG전자 870ℓ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를 펼쳐놓고 똑같이 물을 붓는 실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동영상에는 LG라고 명시하지 않고 '타사 냉장고'라고 지칭했지만 디오스 냉장고 정면을 비춘 장면이 나와 LG 냉장고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또한 삼성 냉장고에는 파란색 물을, LG 냉장고에는 빨간색 물을 부어 각 회사 로고 색깔을 암시했다.


동영상 자막에는 KS(한국산업규격)에 맞춰 선반, 서랍, 가드를 제거한 후 동일한 조건에서 같은 양의 물을 냉장고에 부었다고 명시했다.


조사 결과 크기가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삼성 냉장고에 물이 3.4ℓ 더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은 "동영상에 담지는 않았지만 탁구공을 채우는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 삼성 냉장고에 142개가 더 들어갔다"면서 "LG가 냉장고 용량을 과대 표기해 상도의에 어긋나는 마케팅을 한 게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이번 주말부터 본격 판매되는 LG전자 910ℓ 신형 냉장고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용량 테스트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 측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냉장고 용량 논란에 대해 "소비자를 호도하고 경쟁 제품을 근거 없이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은 잘못된 내용으로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며 "LG는 KS-ISO 규격에 따라 냉장고 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했다"고 말했다.


삼성 냉장고는 물을 부었을 때 냉장고 내부 벽이 휘기 때문에 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LG 측은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는 삼성 냉장고 내부 벽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LG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용량은 물 붓기가 아닌 제품 도면으로 측정한다"며 "삼성 측 주장은 논리가 맞지 않는 경쟁사 모략"이라고 강조했다.


냉장고 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 물 붓기가 아닌 제품 도면을 기준으로 재는 것임을 삼성 측도 인정하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냉장고 등 규격은 에너지관리공단이 공식 인정하는 KTL(Korea Testing Laboratory)이라는 인증 기관을 통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너지 효율은 KTL이 직접 측정하지만 용량과 크기 등 제품 규격은 해당 업체가 제품 도면을 바탕으로 제품의 가로ㆍ세로ㆍ깊이 등을 직접 측정해 제출한 자료를 인정해준다는 설명이다.


KS규격 기준에 따르면 손으로 측정을 하기 때문에 ±3%까지 오차를 허용하지만 LG 측은 이 범위를 벗어난 4.6%나 과대 표기를 했다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인터테크라는 외부 시험인증기관을 통해 측정한 결과 LG 870ℓ 냉장고 실제 크기가 830ℓ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삼성 857ℓ 냉장고는 실제 용량이 847ℓ로 1.2% 오차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가전업계에 대용량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라며 "소비자를 향한 건전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과대 표기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 차원에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이처럼 대용량 논쟁이 가열되면서 어느 한쪽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다른 한쪽은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황인혁 기자 / 정승환 기자]